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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세계보건기구가 낭비한 코로나19의 골든아워(5.11)
작성자 정치외교학과조회수 72날짜 2020.05.15

세계보건기구가 낭비한 코로나19의 골든아워

 
오는 17일부터 열리는 세계보건총회를 앞두고 코로나에 발이 묶인 지구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보건총회란 1948년 창설되어 194개국을 회원국으로 거느린 세계보건기구(WHO)의 가장 중요한 의결 기관이다. 2020년 현재 코로나19 전염병의 세계적 확산으로 지구가 마비된 가운데 열리는 회의인 만큼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최근 위기에 적시에 대처하지 못해 세계보건기구가 전염병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골든아워를 놓쳤다는 비판이 여기저기서 고개를 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의 신속한 대응은 국경을 모르는 전염병 확산 방지에 결정적이다. 질병 관련 정보가 집중되는 데다 국제기구의 전문적 권위를 갖고 조기 경보를 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WHO가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이형(異形) 폐렴으로 인한 다수의 사망자 보고를 받은 것은 지난해 1231일이다. 세계보건기구 베이징사무소와 대만 보건당국이 같은 날 보고를 했다고 전해진다.
대만은 바로 다음날부터 우한 발 입국자에 대해 체온을 측정하기 시작하는 조기 대응 덕분에 중국과 빈번한 교류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사망자를 현재까지 6명으로 제한할 수 있었다. 반면 세계보건기구는 120일 중국 정부가 새로운 질병이 사람 사이에도 전염된다고 인정할 때까지 소중한 3주를 우왕좌왕하며 낭비했다.
WHO는 질병 대처에 있어서도 일관된 입장을 유지하지 못했다. 130일이 되서야 코로나를 뒤늦게 국제 응급상황으로 선포하면서도 중국과 국경을 봉쇄한 이탈리아, 미국, 러시아 등을 비판하였고, 중국 취항을 중단한 항공사들을 과잉 반응으로 몰아세웠다. 반면 중국 정부가 결정한 우한과 후베이 성의 봉쇄는 효율적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국내에 세운 장벽은 적절하고 국경에 만든 보호막은 불필요하다는 모순된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세계 차원의 질병 확산을 의미하는 팬데믹을 선언하는 과정에서도 세계보건기구의 행태는 수상쩍다. 2월과 3, 바이러스는 마구 확산되는데도 아직 팬데믹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다가, 310일 시진핑이 우한을 방문한 이튿날이 돼서야 팬데믹을 선언하였다. 2월은 중국을 넘어 한국과 이탈리아 등 해외로 질병이 빠르게 퍼져나갔던 위중한 상황이었다. 다소 과장되더라도 신속한 방역의 효율성을 중시해야 하는 보건당국이 중국의 눈치나 보고 있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유다.
실제 세계보건기구 지도자들의 행태는 의심스럽다. WHO의 사무총장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는 128일 베이징에서 시진핑을 만나면서 악수를 나누기 전에 무릎을 살짝 굽히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게브레예수스는 2010년대 에티오피아에서 보건장관과 외무장관을 역임한 바 있으며 중국의 지원을 바탕으로 2017WHO 사무총장이 된 인물이다. 게다가 중국의 에티오피아에 대한 강한 영향력을 감안하면 세계보건 수장이 중국 국가원수에 표한 굴욕적 인사가 쉽게 이해된다. WHO의 브루스 에일워드 박사 또한 현장 조사를 마친 뒤 중국 정부를 침이 마르게 예찬하였다. 세계는 중국의 모범적 대응을 교훈 삼아 배워야 한다고 말이다. 그러면서 2월말 홍콩 TV와 인터뷰에서는 대만의 모범적 대응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못 들은 척 무시해 버렸다.
덧붙여 이번 전염병 바이러스의 학술적 명칭은 사스-코브-2’. 하지만 WHO코비드19’라는 명칭을 사용하도록 선도했다.
2003년 중국 발 전염병인 사스 명칭을 사용할 경우 중국의 대외 이미지가 더욱 나빠질 것을 염려한 중국 정부의 입김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우한 또는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면서 세계보건기구에 대한 재정 지원을 중단한 다양한 원인을 제공한 셈이다.
이처럼 지난 4개월 동안 세계보건기구가 보여준 친중 편향적 태도와 놓쳐버린 골든아워에 대한 책임은 막중하다. 하지만 팬데믹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고 성공적인 출구전략은 긴밀한 국제협력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번 세계보건총회가 과거의 실수를 제대로 복기함으로써 효율적인 출구 전략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조홍식(숭실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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