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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식의 세계속으로] 불타오르는 미국의 불평등(6.1)
작성자 정치외교학과조회수 115날짜 2020.06.02

[조홍식의 세계속으로] 불타오르는 미국의 불평등

경찰의 흑인 살해로 美 전역 시위 발생 / 코로나 위기 맞아 흑백갈등 더 증폭돼

분노와 폭력의 불길이 미국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수갑을 찬 무기력한 용의자를 길바닥에 엎어 놓고 경찰이 온몸의 무게를 실은 무릎으로 목을 짓눌러 냉혹하게 살해하는 현장을 미국뿐 아니라 세계가 목격했다. 46세의 조지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 없다는 말을 반복했지만 경찰은 막무가내였다. 사람을 옆으로 눕혀 숨을 쉴 수 있도록 하자는 동료의 제안이나 용의자가 의식을 잃어도 살인 경찰의 무자비한 폭력을 중단시키지는 못했다.

물론 총기가 널리 확산된 미국에서 경찰은 목숨을 내걸고 일하는 위험한 직업이다. 조지는 20달러짜리 위폐를 사용한다고 신고가 들어온 범죄 용의자다. 게다가 신장이 2m가 넘는 거구로 외모만 봐도 위협적일 수 있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조지는 고향 텍사스에서 무장 강도로 체포된 과거가 있다. 하지만 이런 모든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그가 흑인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백주 대로에서 경찰에게 살해당하지는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2014년 뉴욕에서는 거리에서 담배를 팔던 에릭 가너라는 44세의 흑인이 똑같은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당했다. 그는 “숨을 쉴 수 없다”는 말을 열한 번이나 반복했지만 경찰의 살기를 누그러뜨릴 수는 없었다. 미국에서 흑인에 대한 공권력의 남용이 얼마나 빈번한지 흑인 가정에서는 어릴 때부터 각별한 주의를 준다. 거리에서 모자를 눌러쓰고 뛰지 말고, 경고가 들리지 않을 수 있으니 이어폰을 빼고 다니라고 말이다. 순식간에 경찰의 총탄에 생명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백인 경찰의 흑인 용의자 살인 사건은 대중적이고 폭발적인 분노의 물결을 일으키는 중이다. 흑인 공동체는 당연히 미국 공권력의 차별적 폭력에 격분하며 시위에 나섰다. 오죽하면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BLM)는 슬로건을 내건 사회운동이 만들어졌겠는가. 게다가 이번 코로나 위기는 흑인 집단을 치명적으로 강타했다. 흑인이 바이러스에 전염될 경우 사망할 확률이 백인보다 2.4배나 높다. 가난한 데다 다양한 질병을 이미 더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한 10만명의 사망자와 4000만명의 실업자라는 엄청난 통계는 미니애폴리스의 살인에 대한 반항이 자칫 걷잡을 수 없는 양상으로 증폭될 가능성을 암시한다. 가족·친척·친구는 병으로 죽어가고 일자리를 잃어 생계가 막막한 사람들이 넘쳐나는 시기다. 일촉즉발의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정치 지도자의 역할이란 흥분을 진정시키고 상처를 보듬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불난 도시에 기름을 퍼붓고 있다. 그는 민주당 정치인의 안일한 대응이 폭동을 부추긴다며 대선을 향한 정치적 양극화를 조장하는 중이다.

미국에서 전통적이고 구조적인 흑백갈등은 코로나 위기라는 새로운 시국을 맞아 대도시를 불태우는 전국적 화재로 번졌다. 태평양 건너편에서는 중국과 홍콩의 자치권을 둘러싼 오랜 대립이 코로나를 통해 새로운 충돌로 확대되는 형국이다. 세계 패권을 두고 다투는 미국과 중국의 혼란이 가시적으로 눈에 띄지만 실제 코로나 위기는 어느 사회에서나 기존의 갈등을 증폭시키고 첨예하게 만드는 듯하다. 경각심을 갖고 이성적으로 차분하게 대처하지 않는다면 지구촌은 대혼란을 겪을 조짐이다.


조홍식 숭실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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